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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을 단절하다

영화 <전우치> 나 <명량> 에서 나오는 12지신이나 참혹한 수군들의 생생한 모습은 사실 같은 느낌을 주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특수 분장이나 더미(인형), 소품 제작으로 영화의 재미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엄기원 씨를 만나 보시죠.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상상력을 그림으로, 재능을 꽃피우다

엄기원 씨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지 못하는 풍경과 만질 수 없는 물건이나 캐릭터를 직접 상상해서 그리는 것이 행복했다고 해요. 엄기원 씨는 다양한 캐릭터와 그들을 받쳐 주는 배경 등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상상 속의 이야기들을 틈날 때마다 조금씩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취미로만 생각했던 그림이 전공으로 바뀐 것은 서울농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전공으로 그림을 선택한 엄기원 씨는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상상력도 있었고, 그것을 표현할 실력도 있었던 그가 졸업하고 난 후 게임 회사에 취업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국내 굴지의 게임 회사에 취업한 엄기원 씨는 그곳에서 10년 동안 디자이너로 근무합니다.

영화가 좋아서 뛰어든 3D 디자인

한 직장에서 꾸준히 성실하게 일을 했던 엄기원 씨지만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상상의 이야기를 현실에 구현하는 영화 관련 일이 그것이었습니다. 익숙한 것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엄기원 씨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성장해 나가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2년 전인 2015년, 엄기원 씨는 새로운 직장에 몸 담게 됩니다. 새로운 직장은 영화 관련 특수 효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다행히 기술적인 면에서는 게임 회사에서 했던 일과 비슷해서 배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해요. 그렇지만 분야가 달라지다 보니 그로 인한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등 실무적인 부분을 세세하게 알기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처음에는 무기와 액세서리 같은 소모품을 디자인할 때 복잡한 부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서 많이 헤맸다고 합니다. 하지만 엄기원 씨는 모자라는 부분은 상상력으로 채워 넣고, 모르는 부분은 공부를 해 가며 처음으로 맡았던 프로젝트에 매달렸는데요, 그 결과 첫 소모품 제작을 무사히 잘 마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되고 난 후 자신이 제작한 소모품이 영화에서 실제로 쓰이는 것을 보면서 감격에 젖었다고 하는데요, 영화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갈 때 엄기원 씨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며 이 분야에 몸담기를 잘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해요. 지금도 고생은 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도전한다는 생각에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연히 도전하게 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엄기원 씨의 인생에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상을 획득한 것입니다. 엄기원 씨는 바로 이 장애인기능올림픽 캐릭터 디자인 분야에 출전했는데요, 사실 이 분야는 우연히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해요. 엄기원 씨는 3D 디자인 경력을 바탕으로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서도 제품 디자인으로 2등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올림픽 선발에서도 제품 디자인 분야가 있는 것으로 알았다고 해요. 그런데 제품 디자인은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던 거죠. 올림픽 출전을 시도도 해 보지 못하고 좌절하려던 때 캐릭터 디자인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선발부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엄기원 씨처럼 종목을 바꿔 출전하게 된 것이 아닌 캐릭터 디자인만을 위해 도전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도전자들 가운데 엄기원 씨가 선발이 됩니다.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던 엄기원 씨가 자신이 선정된 이유를 알아보니 심사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창조적인 부분, 즉 아이디어가 뛰어난 부분을 중요시했다고 해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국가대표로 뽑히게 되어 영광스러웠지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을 위한 준비 기간이 짧았습니다. 엄기원 씨는 훈련 때 고전의 이유로 인체그림 기초가 약한 것을 꼽기도 했는데요, 기초가 부족하다 보니 그림의 표현에 부족한 점이 있어서 공부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도 위원 2명이 꾸준한 지도를 해 주어 조금씩 결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대회에서 금메달 수상자로 엄기원 씨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을 때는 꿈인지 현실인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엄기원 씨는 금메달 수상을 '인생 최고의 행복'으로 꼽기도 했는데요, 세심한 지도를 아끼지 않았던 지도 위원 2명에게 금메달 수상의 영광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엄기원 씨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할 생각을 밝히기도 했어요. 규정 때문에 같은 종목은 더 이상 도전할 수 없지만 사진과 오토캐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금 도전하려 한다고요. 엄기원 씨는 자신보다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많아 만만치는 않겠지만 끊임없이 공부하며 도전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농아 관련 영화도 만들고 싶어

현재 엄기원 씨가 다니는 회사는 한 해 200편이 넘는 영화에 특수 효과를 제공하고 드라마와 광고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엄기원 씨의 일은 캐릭터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획과 디자인입니다. 외부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콘셉을 잡고 3D 모델링을 제작하고 더미(모형)를 만들어서 3D 프린터 출력물로 제작을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즐겁게 일을 하고 있지만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는 건 어렵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엄기원 씨는 청각장애 때문에 소통 문제로 가끔씩 오해를 받기도 하고, 지시사항을 잘못 알아들어 의뢰와는 다른 제작물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차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적응이 되어 나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에 만족하며 자신의 경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엄기원 씨에게는 꿈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농아인 관련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 것이 영화 작업이기에 아직까지는 생각에 그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완성해 보고 싶다고 해요. 엄기원 씨의 나이는 올해 42세입니다. 40대가 넘어서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 보면 20대부터 꿈을 향해 더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해요. 이 때문에 현재의 20대들은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나갔으면 좋겠다고요. 실패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일 뿐, 끝까지 갔을 때 결과를 보면 실패란 없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엄기원 씨는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새벽 늦게까지 독학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노력한 점을 예로 들면서 최근에 영화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젊은 청년들에게 기초부터 다지고 난 후 일상생활에서 새로운 발견과 아이디어를 찾으라고 조언도 해 주었어요.

엄기원 씨가 현재의 회사에 계속 다닐지 아니면 이직을 하게 될지는 아직까지 확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화 특수 제작을 계속 하고 끊임없이 노력할 거라는 사실이죠. 여러 사람과 어울리고 서로 배우고 즐겁게 지내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엄기원 씨. 그의 노력이 더욱 빛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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