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하나만 잘하기도 어려운데 기어코 셋을 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8년 우수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방역전문업체 가온아이피엠의 이야기입니다.
본업인 방역은 물론,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이웃을 돕는 일에 발 벗고 앞장서는 이들을 통해 ‘같이’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글 전수아 / 사진 스튜디오J]
해충의 천적, 가온아이피엠
10여 년 전부터, 하천이나 강과 인접한 지역에서 동양하루살이로 인한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가온아이피엠의 도귀영 대표는 해마다 반복되는 동양하루살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볼까 하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한강과 주변 하천은 꾸준한 수질 개선 사업으로 깨끗해졌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증거가 바로 동양하루살이의 등장입니다.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맑은 물에서 사는 곤충이거든요. 여기서 두 가지 쟁점이 상충합니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하천이나 강 등의 물속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현재 유충방제는 거의 불가능하고 성충을 살충제를 사용해 방제하면 약을 고농도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비용과 환경오염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큽니다.” 수질과 어류를 지키면서 동양하루살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목표를 정한 도귀영 대표는 방역소독 관련 학계와 업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 방역 약품과 드론을 이용해 방제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지역 보건소에 제안했습니다. 꾸준한 노력의 결과, 현재 가온아이피엠은 지역 보건소와 계약을 앞둔 상황입니다.
사회 경험이 없는 신입도 방역전문가로 거듭나는 곳
가온아이피엠의 직원은 모두 정규직원입니다. 경영기획실 하효선 실장은 비수기인 겨울이면 운영비가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안정적인 근무 환경은 절대 포기해선 안 될 ‘우리 회사의 주요 가치’라고 강조합니다. “성실하게 일하시는 분들이 내일을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뛰는 직원분들이 걱정 없이 일에만 집중하려면 우선 근로 환경이 안정적이어야 하죠.”
가온아이피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가치는 바로 ‘전문성’입니다. “가온아이피엠은 방역소독 근로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가 현장과 책상에서 매일매일 연구하죠.” 도귀영 대표는 신입직원이 “방역소독 작업이 이렇게 과학적이고 전문성을 요하는 일이라는 것을 입사해서 알게 되었다”고 할 때가 제일 뿌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가온아이피엠의 모든 직원들이 처음부터 전문가였던 건 아니라고 합니다. 창립 멤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입사할 당시엔 방역에 대해선 잘 모르는 비전문가였습니다. 일을 하면서 차츰 전문가로 성장한 것입니다. 국비지원 재직자 교육의 자기부담금을 회사에서 대신 부담하고, 국제 세미나에 매년 2~3명의 직원을 파견해 최신 방역 기술을 접하게 하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도 고객을 대할 때처럼
현장에 나간 임직원들은 사무실로 복귀하는 길에 종종 가정집에 들러 방역소독을 진행합니다. 바로 취약계층 이웃들의 가정입니다. “우리 회사의 소중한 고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생긴 부분은 해결될 때까지 방문하는데요, 만약 최초 담당자가 바빠서 못 갈 것 같으면 시간 여유가 있는 다른 동료에게 해당 가정의 방역 정보를 전달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작업합니다.” 소독부 문향숙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열 번 이상 방문한 가정도 있다고 합니다. 하효선 실장은 봉사활동 구역에 방역소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복지시설 50여 곳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위생 관리도 결국은 비용이 드는 일이라 독거어르신을 비롯한 취약계층 가정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위생 관리가 필수입니다.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부터 해결해보자 싶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취약계층 이웃을 대할 때도, 임직원을 대할 때도 한결같은 마음, 가온아이피엠이 2018년 우수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이유였습니다. 오늘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가온아이피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