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형통
지난 7월 ‘2019년도 노사문화 우수기업’이 발표되었습니다. 상생의 노사문화로 업계에 모범이 되고 있는 39개 기업이 선정되었는데요, 그 중 ㈜KB국민카드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KB국민카드’ 하면 그동안 노사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언론에도 많이 알려졌던 만큼 이번 수상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었습니다. 노사 모범기업으로 돌아온 ㈜KB국민카드의 히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글 한경희 / 사진 스튜디오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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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함께 이룬 결실 ‘2019년도 노사문화 우수기업’
2003년 신용대란으로 KB국민은행에 합병되었던 ㈜KB국민카드는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 분사를 단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분사 과정에서 인사와 급여, 복지 제도 개선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야기되면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결렬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를 거치는 등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이어졌지요. 불과 2017년 말까지 이런 갈등의 분위기에 놓여있던 노사가 올해 노사상생 모범기업에 선정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직원만족부 최수근 부장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저희 ㈜KB국민카드는 수년간의 노사분쟁을 통해 이러한 갈등상황이 노사 모두에게 오히려 득보다 실(失)이 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도부터는 신뢰회복을 위한 노사소통의 기회를 확대하고 공동 사업을 시행하는 등 상생의 노사협력을 위해 노사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KB국민카드 노사 상생의 노력이 내부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일으킴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이라는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되어 당사로서는 2019년이 매우 뜻 깊은 한 해가 되었습니다.”
실무급부터 소통해 성공적 교섭의 물밑 작업
과거 대립적 노사관계를 통해 ㈜KB국민카드 노사는 몇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고 합니다. 서로간의 분쟁과 대립, 갈등의 모든 원인은 작은 오해와 이해충돌로부터 시작된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형식적인 교섭이나 행사가 아닌 서로의 진심을 터놓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잦은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교섭에 앞서 실무급 노사공동 워크숍과 TFT를 통해 전사적인 노사 이슈에 대한 노사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였습니다. 실무급에서 치열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노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뒤 교섭에 임하니 더욱 생산적인 교섭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작년부터는 노사 대표가 서로의 행사에 참석하여 격려하는 일진보한 노사관계가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노사 대표간 소통의 기회가 확대되고, 사소한 오해나 이해충돌을 예방할 수 있으니 협력적 노사관계의 정착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시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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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만의 노사문화 브랜드
‘KB국민카드 노사가 함께 그리는 Harmony’㈜KB국민카드의 노사가 함께 하는 활동들은 ‘KB국민카드 노사가 함께 그리는 Harmony’라는 브랜드로 론칭되었습니다. 일회성, 단발성으로 진행하던 노사 공동행사들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사공동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내부 임직원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행사 취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KB국민카드만의 로열티를 제고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각종 소통행사와 교육·문화·복지사업, 봉사활동과 간담회 개최, 가족친화 사업 등을 노사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함은 물론 향후 연도별 사업계획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노사가 사전에 함께 고민하고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2018년도에 만들어진 ‘KB국민카드 노사가 함께 그리는 Harmony’는 2019년도에도 지속적으로 활동하여 레벨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협력적 노사관계 강화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KB국민카드는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노사관계가 종국엔 회사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기존 HR부 내 노사업무와 직원복지를 전담하던 ‘팀’을 ‘부서’로 승격시켜 비중을 두었습니다.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노사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담겼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과거 KB금융그룹 내에서 분쟁 및 갈등 우려가 가장 높았던 노사관계에서 현재는 가장 모범적이고 건강한 관계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KB국민카드의 노사 상생의 역사가 지금도 노사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기업들의 선례로 지속될 수 있기를 함께 응원합니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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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늘 투쟁해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혀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면 붉은 띠 두르고 단결·투쟁해야 하는 일이지만 노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적으로 풀어나 갈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요. 이러한 노사관계는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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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노사가 함께 그리는 Harmony’ 활동 중 ‘가화만사성’ 가족행사에 다녀왔어요. 회 사 직원들을 캠핑장에서 편안한 슬리퍼 차림으로 그분들의 아이들, 가족들과 함께 보니 새롭 더라고요. 모두들 누군가의 아빠, 엄마라는 사실이 새롭고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