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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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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취준생 시절을 겪고 보니 취업은 꿈을 포기하는 ‘마침표’가 아니라, 더 오래 꿈꾸기 위한 ‘쉼표’라덥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탈락과 거절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취준생들의 일상을 그린  < 취준생 일기 >의 저자, 전해윤 작가를 만났습니다.  

글 박향아 | 사진 이용기 

  •  Q.  < 월간 내일 >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취준생의 허물(?)을 벗고 현재 대학로 공연기획사에서 막내로 일하고  있는 1년 4개월 차 직장인 전해윤입니다. 치열하고 혹독했던 취준생 시절의 일상을 담은  < 취준생 일기 >의 작가이기도 하고요.  

  •  Q.  생애 첫 책이 ‘취준생’에 대한 이야기라니, 깊은 인연이 있나 봐요.     

    제가 늦깎이 취준생이었거든요. 남들 대학생 때 다 하는 취업 준비가 저는 좀 늦었어요.
    웹디자인 학원에 등록하고, 스펙에 도움 될까 싶어 대외활동도 3개씩 하고, 뒤늦게 영어 공부도 하고요.  근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누구한테 투정부릴 수도 없고 해서 인스타에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라도 털어놓으면 마음이 조금 나아져서요. 그러다 책으로까지 엮게 된 거예요.      

  •  Q.  취준생 시절은 이력서의 달인으로 거듭나는 시간이었다고요.  

    70~80개의 이력서를 썼으니까요. 처음에는 대기업이나 디자인 분야에서 나름 잘 알려진  회사 등 나름 엄선한 곳에만 이력서를 냈어요. 그런데 정말 한 군데서도 연락이 안 오더라고요.  점점 조금 더 작은 회사, 전공과 거리가 먼 회사 등 범위를 넓혀가다 나중엔 ‘닥치는 대로’  지원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이력서가 산더미처럼 쌓였죠.  

  •  Q.  취업준비가 늦어진 이유가 ‘꿈’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유리공예 작가가 오랜 꿈이었어요. 동기들은 다들 취업하느라 정신없을 때,  저는 망설임 없이 전업 작가의 길을 택했죠. 전시도 하고, 작품을 만들어 팔기도 했지만,  먹고 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겨우겨우 2년을 버티다 ‘취업을 해야 겠다’고 결심할 수밖에 없었죠. 
     

  •  Q.  꿈을 접고 취업준비를 시작했을 때 행복했나요?  


    오랜 시간 한 가지 꿈을 향해 달려왔는데 왜 아쉬움이 없었겠어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어요.  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을 더 오래도록 잘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 거라고요.   

  •  Q.   취업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대학로의 작은 공연기획사에서 홍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취준생 시절엔 친구도 안 만났어요. 밥 먹고 카페만 가도 3~4만 원은 훌쩍 넘으니까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취업준비 하는 데 쓰기에도 빠듯했고요. 저도 모르게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먹으면 남는 생활비가 얼마지?’라는 계산을 하고 있더라고요. 결국 집에서 커피믹스 하나를 들고  도서관에 가는데 ‘나는 커피 한 잔도 맘 편히 못 사 먹는구나’라는 생각에 참 속상했어요.  
     

  •  Q.  아르바이트도 했는데 커피 한 잔 사먹기가 부담스러웠던 이유는 뭘까요.    

    취업을 하려면 스펙이 필요하고, 스펙을 만들려면 자격증을 따야 하고,  자격증을 따려면 학원을 다녀야하잖아요. 아르바이트 비용이 대부분 학원비로 나갔어요.  토익시험, 각종 자격증 시험 응시비도 만만치 않았고요. 토익시험만 해도 접수비가 8만 원이거든요. 이력서 한 줄마저도 돈이 없으면 어려운 거죠. 

      
  •  Q.   스펙을 쌓으려고 기업의 서포터즈 활동도 했다면서요.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적을 수 있으니까, 정말 열심히 활동했어요.  그런데 좀 가슴 아팠던 건, 미술을 전공했다고 하니까 회사 홍보물 이미지 작업 같은  ‘서포터즈 역할에서 벗어난’ 요청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아쉬운 건 내 쪽이니 안할 수도 없고…  마치 그 회사에 취업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  Q.  면접기회는 많았나요?    


    10번 지원하면 1번, 혹은 그보다 적게 면접 기회가 주어졌어요.  매번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다 처음으로 면접을 보러 간 곳이 디자인 에이전시였는데요.  면접관이 대뜸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돈 받은 만큼만 일한다고.  5만 원 주면 5만 원짜리 결과물을 내놓고, 백만 원 주면 백만 원짜리 결과물을 내놓는다고 했어요.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래도 합격해야 하니까 “저는 어떤 조건에서든지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라고 답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뻥 치지 마!”라면서 막 웃는 거예요.  당시에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같이 웃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마음 아픈 기억이에요. 

      
  •  Q.   그 외에도 속상했던 기억들이 꽤 많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들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구인 정보에 정확한 연봉을 기재해줬으면 좋겠어요. 면접에서 희망 연봉을 물어보는 면접관들이 많은데요.  한 번은 최저 시급인 2,200만 원에서 100만 원을 더해 2,300만 원을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그 돈 받을 실력이 되느냐”고 하더라고요. 이게 뭔가, 싶었죠.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왜 경력이 하나도 없냐”고 물어보는 것도 참 힘들어요.  경력이 없으니까 신입이라고 하는 거잖아요. 신입사원을 뽑을 때 경력의 유무가 평가대상에 포함되다 보니,  ‘내가 시작을 할 수는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  Q.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셨는데, 가장 좋은 점이 뭔가요.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날, 퇴근길에 좋아하는 빵집에 들러 빵을 잔뜩 사갈 수 있다는 거?  하하. 정말 소소하죠? 그래도 커피 사먹을 돈이 아까워서 믹스커피 들고 도서관 가던 시절에  비하면 감사하죠. 

      
  •  Q.  마지막으로 전국의 많은 취준생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취업준비를 시작했을 때 ‘졸업 후 2년간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들게 작업했던 것이 다 헛된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 힘들었어요. 그런데 모든 노력과 경험은 결국 쓸모가 있는  것 같아요. 포기하기엔 그동안의 우리의 노력들이 너무 아깝잖아요! 노력이 지금 당장 새로운  길을 열어주지는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내가 위로를 얻고 즐거움을 느낀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요? 너무 힘들어 넋두리하듯 그린 그림일기가 한 권의 책이 된 것처럼,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몰라요. 힘내자고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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