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
일반적으로 직원의 복지는 회사의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고,
회사에 있는 시간은 짧을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해 왔죠. 하지만 이러한 상식을 뒤집은 회사가 있습니다.
회사는 직원이 누려야 하는 혜택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하는 순간을 즐겁게 해 주죠.
회사와 직원의 만남은 결혼과도 같다고 말을 하는 회사,
바로 외식 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의 이야기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1,70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본아이에프
본아이에프의 역사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창업자였던 김철호 회장은 당시 IMF의 여파로 인해 하고 있던 창업컨설팅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 부딪혔습니다. 그때쯤 현재 본아이에프의 부회장인 아내 최복이 씨가 죽전문점이라는 아이템으로 대학로에 본죽을 오픈하게 되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프랜차이즈 죽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본죽으로 시작된 브랜드는 본도시락, 본설렁탕, 본우리반상 등 다양한 분야의 외식 브랜드를 선보이며 홈쇼핑과 마트, 온라인 몰까지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본죽 1,400여 개, 본도시락 300여 개 등 1,700여 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죠.
행복하게 일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
본아이에프는 설립 이념부터 미션, 비전까지 선한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먼저 행복해야 가맹점과 협력사, 고객까지 행복이 퍼져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초창기 직원 수가 많지 않을 때부터 직원들의 행복과 복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본아이에프의 경영기획실 이성진 실장은 본아이에프의 설립 이념이 '모두가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어요. "우리는 좋은 것을 넘어 위대한 것으로 간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 자체의 의미와 행복에 주안점을 두어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게 하는 것이죠. 회사라는 공간이 내가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즐거운 곳이 된다면 일하는 것 자체를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성진 실장은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이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매치가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이를 위해 본아이에프에서도 희망직무조사를 통해 열정과 적성을 고려하여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팀과 직무의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일례로 지금 현재 인재개발팀 팀장 역시 매장관리직을 수행하다가 인재개발팀으로 왔습니다." 본아이에프의 특징 중의 하나는 신입사원이라도 일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일을 주체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소신을 키우는 것이죠. "저희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것도 장점입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신입사원에게도 중요한 업무를 맡김으로써 기업의 권위주의를 해소한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진정한 의미의 임파워먼트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입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배려가 아니라 당연한 것
현재 본아이에프의 직원 평균 연령은 34세로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고민이 시작될 나이입니다. 회사 역시 직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회사가 연차가 높아짐에 따라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결혼에 대해서 생각할 나이가 되었죠. 최근 3~4년 전부터 결혼과 출산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같은 기본적인 국가 정책들은 모두 챙길 수 있도록 하고 휴직 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성진 실장은 이 같은 배경에는 직원들의 절반가량이 여성인 것도 원인으로 꼽았는데요, 영업직에 남성이 많은 반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여성들이 많기에 자연스럽게 서로의 사정을 이해해 주는 문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창업자가 부부인데다, 회장님 역시 딸만 셋이다 보니 여성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요. 저희 회사는 유리천장이 없고 직무를 가리지 않고 원하는 일을 모두 할 수 있게 합니다." 본아이에프에는 직원을 위한 제도들이 많습니다. 2주 유일무이 휴가, 리프레시 MT, 문화데이, 사내 연수원, 복지포인트, 사내 대출 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해서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제도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위해 회사가 해 주는 작은 보상의 일환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직원의 휴가 등에 대해서도 본인의 결정이 우선시됩니다. 휴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사의 결재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저희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업무를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 스스로 조정하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성진 실장의 말에 의하면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일가정 양립이 어렵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일가정 양립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제도를 만들어서 일가정 양립을 돕는다는 것이죠. "수요일 정시 퇴근, 기념일 정시 퇴근, 9시 후 회식 금지 같은 조항이 생긴 배경을 보면, 결국 그게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날만이라도 잘 지켜 보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특별한 제도를 시행하지 않아도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데 문제가 없는 문화를 가진 일터를 추구합니다."
일하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가정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본아이에프는 현재 건물을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한 복지를 지원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차후에 아이를 낳은 사람들이 일하기가 더욱 편하도록 사내 어린이집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해요. 또한 직원들을 위한 카페나 운동 시설 역시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회사의 지원 제도가 있다고 해도 육아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는 꼭 생깁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도 해 주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본아이에프는 제도를 잘 갖춰 놓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실행하기가 어렵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사정에 맞게 지혜롭게 개선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는데요, 예를 들어 육아휴직은 누구나 1년을 신청할 수 있지만 부서 환경에 따라 신청이 눈치가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육아휴직은 1년이 적용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단축 신청하도록 규정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창조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고 싶어요. 맛있는 건강, 편리한 생활, 즐거운 여가로 이루어지는 삶이 그것이죠." 행복한 사장님이 행복한 직원을 만들고 행복한 직원이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하는 본아이에프. 직원을 채용할 때는 결혼을 한다는 개념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곳은 실제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것처럼 상대방의 재산, 학벌, 외모가 아닌 인품과 나(본아이에프)를 사랑하고 있는가를 본다고 해요. "워라밸, 일가정 양립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직원이 일터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면 불행하고 짧을수록 행복해진다면 그 일터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희는 일터에서 행복해야 가정에서도 행복하다는 기본 가치를 계속 추구하려고 합니다." 진정한 일가정 양립은 시간적인 균형도 중요하지만 일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성장과 성숙이라는 행복의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는 본아이에프. 그 말처럼 일을 하면서 에너지가 방전되는 것이 아닌 에너지가 충전될 수 있다면 일과 가정의 양립은 노력하지 않아도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이 본아이에프의 직원들처럼 일에서 행복을 찾아 가정에도 그 행복이 전파될 수 있는 날을 꿈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