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I
회사와 직원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난 회사가 있습니다.
근로자의 노동력을 ‘사용’한다는 개념 대신 ‘회사와 직원은 하나다’라는 생각으로 지금을 이끌어온 곳. 착한 기업 유한킴벌리(주)의 이야기입니다.
글 임기현 사진 레이버플러스
-
‘노사’ 아니고요, ‘노경’입니다
지난 1970년 3월 30일, 유한양행과 킴벌리 클라크의 합작투자로 설립된 유한킴벌리(주)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캠페인을 시작한 1984년으로부터 딱 30년이 되던 해, 국민 1인당 1그루에 해당하는 5,000만 그루의 나무를 가꾸는데 성공했으니까요. ‘강산을 푸르게 하리라’는 약속을 지켜낸 유한킴벌리(주)의 착한 생각은 노사문화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노사’라는 말 대신 ‘노경’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이들의 착한 생각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노경이란 근로자의 노동력을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서로를 파트너로 인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만들어낸 단어인데요. 사소한 표현 하나까지도 ‘상호간 존중’의 의미를 담고자 했던 유한킴벌리(주)의 탄탄한 신뢰 구도는 경영진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문화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전, 충주, 김천 등 각 사업장의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건데요. 매달 개최되는 ‘열린 임원회의’ 역시 노동조합 간부 및 조합원들에게 문이 활짝 열려 있어 회사의 경영현황을 잘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경영진과 노동조합 간부가 함께하는 ‘노경 대토론회’, ‘고용안정 및 사기진작토론회’ 등을 통해 다채로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죠.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유한킴벌리(주)의 ‘열린 경영실천’ 누적 참여자수는 무려 52,745명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조성진 유한킴벌리(주) 노경본부 본부장은 “노경 대표자들이 모여 그해 이슈나 문제점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가 쌓였고, 신뢰가 바탕이 되니 경영 효과는 자연스레 선순환하고 있죠”라고 말합니다.
회사와 직원이 어디서든 직접 소통하는 이들의 노경문화는 유한킴벌리(주)만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직원들의 자율을 보장합니다
유한킴벌리(주)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동시에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존경받는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것은 결국 근로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결과이기에 의미가 큰데요. 그 이면에는 좋은 일자리 환경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쓰면 행여 승진에서 누락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유한킴벌리(주)에서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휴직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시차출퇴근제를 이미 1994년부터 도입한 점도 눈에 띕니다. 오전 7시에서 10시 사이, 사무직 워킹맘‧워킹파파들이 출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근무환경을 개선한 건데요. 생산직의 경우 ‘4일 일하고 4일 쉬는’ 평생학습 기반의 4조 2교대 근무제도로 개인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영업직의 경우에는 현장출퇴근제를 실시해 불필요한 동선을 확 줄였죠.
유한킴벌리(주)의 독보적 기업 문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행복한 가정, 행복한 일터’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 건데요. 특히 유치원부터 대학졸업까지 자녀에게 지원되는 학자금, 출산축하금, 재충전휴가 등은 직원들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을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의 성장이 직원의 성장으로 직결되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유한킴벌리(주)의 ‘성장을 통한 성과공유제’ 역시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2014년 7월, 노경은 노경 합의를 통해 성과급을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연동하여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연말마다 반복되는 임금단체협상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고, 그 시간을 차라리 협업을 위해 매진하기로 한 건데요. 그 결과 단체교섭을 담당하던 노사협의회의 업무가 확 줄었습니다.
“성장을 통한 성과공유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경영실적이 나오면 직원들이 본인의 성과금이 얼마인지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한 제도’예요.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신뢰는 저절로 쌓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거죠.”
조성진 노경본부 본부장은 회사가 직원을 믿고, 직원이 회사를 믿을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성장의 힘이 나온다고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물론 경영지표에 따라 성과급이 등락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회사의 성공을 무엇보다 지지하는 직원들이 있는 이상, 유한킴벌리(주)의 성공가도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뿌리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문화’에서 더 나아간 ‘노경문화’를 만들고 있는 유한킴벌리(주).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에는 다 비결이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