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노동 읽기
‘라떼는 말이야’를 남발하던 꼰대 부장님이 내 부하 직원으로 입사했다?
이 괴상한 일이 벌어진 현장은 드라마 <꼰대인턴>입니다. 상사와 부하의 뒤바뀐 운명 속에서 ‘꼰대’와 ‘요즘 것들’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게 될까요? 아니, 이해를 할 수 있긴 할까요?
글 임기현 사진캡처 MBC ‘꼰대인턴’ 캡처
“제 밑에서 일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준수식품에 인턴으로 입사하자마자 ‘핫닭면’을 기획해 위기의 회사를 그야말로 구렁텅이 속에서 구해낸 인물 가열찬(박해진 분)은 어디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인물입니다. 머리 회전이 빠른 것은 물론, 팀원들에게도 매우 나이스한 부장으로 통하죠.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인턴을 만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꿈에라도 볼까 두려운’ 인턴을 만나게 되죠.
인턴의 정체는 ‘전 직장 상사’ 이만식(김응수 분)입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직원에게는 무조건 말부터 놓고 봤던, “라떼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살던 만식은 과거 가열찬이 인턴으로 입사했던 ‘옹골’ 라면의 팀장이었는데요. 30년 동안 목숨을 바쳤던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당한 후 여기저기 경비일을 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가열찬이 부장으로 있는 준수식품의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하게 됩니다.
평생을 바친 회사에서 해고당한 만식의 사정이 안타깝긴 하지만,
오랜 만에 만난 ‘전 직장 꼰대 상사’가 가열찬에게는 눈엣가시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가열찬이 옹골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만식의 갑질 때문이었습니다.
“제 밑에서 일하실 수 있겠어요?”라는 말에 ‘어린놈의 시키, 다 발라버리겠어’라고 칼을 가는 만식. 이들의 뒤바뀐 운명은 과연 ‘만사형통’할 수 있을까요?
“커피 네 잔만 타주세요. 이.만.식. 씨”
“지들이 타먹을 것이지.”
커피 심부름은 만식이 부장으로 있던 시절, 직장 내 직원들을 상대로 흔히 하던 갑질 중 하나였는데요. 시니어 인턴으로 취업한 후 막상 커피 심부름을 하게 되니 만식의 심정이 말이 아닌 듯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참지 못하고 ‘욱’하는 시점이 오기 마련인데요. 천하의 만식도 욱하는 걸 보니, 직장 내 갑질은 ‘커피 심부름’처럼 ‘업무 시간에 요청받으면 기분 엄청 나쁜’ 일들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까 아무리 사소해도 업무와 관련 없는 심부름이라면, 스스로 멈춤 버튼을 누르는 것이 좋겠죠?
시니어 인턴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만식의 꼰대짓은 분출할 수가 없을 뿐이지 여전합니다.
그러나 꼰대짓과 상응하는 연륜은 그의 진가를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간 차곡차곡 쌓인 경력으로 준수식품의 위기를 순조롭게 넘기는가 하면, 가열찬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전 직장 상사를 인턴으로 만난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YES’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신중년 사회공헌사업’이나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이 신중장년층의 재취업을 돕고 있는 건데요.
같은 업종에 인턴으로 재취업한 이만식의 경우라면,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TIP 걱정마세요. 나이 많아도 취업할 수 있습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고용노동부는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예정)하는 40세 이상 중장년층에게 생애설계, 재취업 및 창업, 사회참여 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생애 전반에 걸쳐 최소 3회 이상 경력 설계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한 건데요. 지역 노후준비 지원센터를 통해 노후 준비 4대 분야(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에 대한 교육·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답니다. 한편, 만 50세 이상 신중년을 대상으로 한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생애경력설계를 토대로 유형별‧단계별 맞춤형 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건데요. 구직자는 물론이고, 은퇴를 앞둔 재직자 역시 동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볼 수 있답니다!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 사업
고용노동부는 만 50세 이상 만 70세 미만 퇴직인력에게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퇴직인력의 사회적 활용을 높이기 위한 보조사업인데요. 크게 ① 사회공헌 기회 제공을 위한 ‘신중년 사회공헌사업’과 ② 퇴직 전문인력의 일자리 지원을 위한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으로 구분됩니다.
쉽게 말해 신중년 사회공헌사업은 비영리 영역에서의 공익적 사회서비스로 봉사적 성격이 강하고요, 경력형 일자리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여 제공하는 것으로 일정 수준의 경력, 자격 등이 요구되는 일자리예요.
사회공헌활동 사업 예시
사무직 29년 활동 후 지역 어르신들 대상 한글지도(인천광역시)
미용사 경력을 살려 지역 어르신들 대상 무료 미용서비스 제공(전라북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예시
마케팅·회계 등 분야별 신중년 경력자 →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 경영개선 지원
드론자격증 보유한 신중년 → 산림, 해양, 환경, 교통, 건축 등 도시 안전 시스템 점검 및 관리 지원
고용노동부, 중장년 재취업을 이끄는 기업에게도 폭넓게 지원합니다!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중소ㆍ중견기업의 근로자가 정년 이후에도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정년퇴직자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한 사업주에게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지원합니다. 정년을 1년 이상 연장 운영하거나, 정년을 폐지하거나, 정년을 유지하되 정년에 도달한 자를 1년 이상 계속고용(또는 3개월 이내 재고용)한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건데요. 지원금액은 자그마치 계속고용 근로자 1인당 분기별로 90만 원이라는 사실!
60세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
취업이 상대적으로 곤란한 고령자를 일정비율 이상 고용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랍니다. 장년의 고용안정과 고용유지를 도모하기 위한 건데요. 정년이 미설정된 사업장에서 고용기간 1년 이상인 60세 이상 근로자를 업종별 지원기준율을 초과하여 고용한 경우라면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업종별 지원기준율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 대상자별 정책 > 중장년 > 60세 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을 참조하세요!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신중년의 전문성·경험·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적합직무에 대하여 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고용한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합니다. 만 50세 이상 실업자를 신규 고용하여 3개월간 고용 유지했거나 최저임금 100% 이상의 임금을 지급한 경우, 4대보험에 가입한 경우, 무기계약을 체결한 경우의 기업이라면 지원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