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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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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세상

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숲을 마주하는 것은 곧 사람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일임을, 숲 안에 들어와 알게 됐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적 협동조합 ‘숲과사람’에 모인 이들입니다. 넉넉한 나무가 너그럽게 품어주는 숲, 그 치유에 매료된 사람들이 숲에서 찾은 것은 다름 아닌 ‘숨’입니다.

글 황정은 | 사진 이용기

  • 숲 해설가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2017년 9월 산림청으로부터 인가 받은 숲과사람은 숲 해설가 다섯 명이 모여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숲에 대해 설명하고 알려주는 숲 해설가들이 모여 본격적으로 숲에서 ‘먹고’ 또 ‘사는’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숲해설가는 7개월, 9개월 등 단기 계약을 맺음으로써 일을 해 나가는 구조예요. 저 역시 이러한 계약 관계 아래에서 계속 일을 해왔고요. 헌데 어느 순간 질문이 들더라고요. ‘지속가능한 숲을 이야기하는데, 왜 우리의 일은 지속가능하지 못한가’ 라고요. 기본적인 근무 구조를 바꿔봐야겠다 싶었고, 그 의지와 바람이 모여 지금의 숲과사람이 탄생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후, 박희경 대표는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이뤄져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아가면서 ‘숲과사람’ 이라는 이름도 만들고 정관도 만들었죠.
    “처음에는 막연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자신감을 얻었죠. 비영리 민간단체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거라는 고정관념도 깰 수 있었고요. 덕분에 ‘숲과사람’을 만든 후 지금까지 계속 신나고 들뜬 상태인 것 같아요.(웃음)”


숲 해설가, 숲과 사람을 연결합니다

이토록 숲에 매진하고 빠져있는 사람이라니. 문득 박희경 대표가 어떻게 숲해설가가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무엇이 그녀를 숲에 흠뻑 젖어들게 했는지 듣고 싶었죠. 이 질문에 박희경 대표는 ‘숨 쉬고 싶어서’ 라고 답했습니다.
“고향이 대전이에요. 남편이 포항 사람이어서 결혼 후 포항으로 오게 됐는데, 대전과 문화가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무엇보다 포항 사투리가 저에게는 굉장히 세게 느껴져서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게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다가 이러지 말자,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게만 살 것인가, 싶어서 포항을 공부하게 됐고, 그 때 처음으로 ‘숲해설가’라는 직업이 있는 걸 알게 됐어요. 헌데 숲을 공부할수록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거예요. 참 신기하죠? 숨통이 트이고 싶어 숲을 찾았는데, 사람을 이해하게 됐으니까 말이에요.”
박희경 대표 뿐 아니라 ‘숲과사람’에 온 많은 숲해설가들 역시 비슷한 이유를 갖고 있었습니다. 삶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사람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마음의 어려움을 누구에게도 터놓을 수 없을 때 모두 숲을 찾았습니다. 어쩌면 숲이 사람의 흠결과 연약함을 넉넉히 안아주는 존재였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지식이 아닌, 가슴으로 ‘숲’을 만납니다

숲을 공부할수록 사람에게 정착하게 됐다는 박희경 대표. 그녀 자신이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일까요. 박희경 대표는 숲을 찾으러 온 많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마음과 소통하고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은 ‘숲의 지식’이 아닌, ‘숲의 정서’ 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말이죠.
“숲해설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숲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거예요. 이는 결국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일로 귀결되죠. 예를 들어 저 역시 숲을 잘 소개하기 위해 제 앞에 있는 사람의 감정을 먼저 잘 파악하려고 해요. 그 분에게 필요한 ‘맞춤 숲’을 알려드려야 하니까요.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사람들 마음에 다양한 정서가 숨어있다는 걸 발견하게 돼요. 어쩌면 숲해설가는 사람들 안에 있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불러내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숲을 알려주기 위해 숲과사람은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매우 신경을 씁니다. 사람들이 숲을 더 깊이 있게 만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과 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죠.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요. 지난 해 숲과사람은 비영리단체임에도 불구하고 7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산림교육 서비스로 이만큼의 매출을 올렸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의미겠죠. 박희경 대표는 “숲과 사람에 대해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숲해설가들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숲은 계절에 따라, 낮과 밤에 따라 모두 다른 모습을 갖고 있어요. 저희는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숲은 변하면서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서 또 늘 변해요. 그 미묘한 변화와 지속성 안에서 우리는 위로를 얻죠. ‘숲’이 우리에게 ‘숨’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지 않을까요. 이곳에 온 모든 분들이 숲을 통해 숨을 쉴 수 있도록, 저희가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요.”
15년 동안 숲과 함께하며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졌다는 박희경 대표. 그녀는 이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숲과사람이 더욱 건강하게 지속되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합니다. 잠시 잠깐 유행처럼 생겨나는 사회적 기업을 넘어 진심으로 소통하는 진정성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숲과사람은 숲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람 안에 있는 숲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 미니 인터뷰 “우리에게 숲은 왜 필요할까요?”

    • (박희경 대표)
      지구를 숨 쉬게 하기 때문이죠. 이건 곧 사람을 숨 쉬게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예요. 숨 쉰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 (공현영 유아숲지도사)
      우리는 ‘내 마음이 왜 필요한지, 내 몸이 왜 필요한지’를 묻지 않잖아요. 너무나 당연하니까요. 숲도 마찬가지예요. 숲은 우리 삶의 일부이자 우리를 양육하는 근간이라고 생각해요.

    • (이미희 유아숲지도사)
      저는 제 삶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시기에 숲해설가가 됐어요. 숲을 알아가면서 정말 행복했죠. 결국 숲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바로 건강한 삶을 만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 (정종순 교육이사)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실내에만 있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이 때 저는 숲의 중요성을 더 실감한답니다. ‘숲의 치유력’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 (박선희 유아숲지도사)
      편안함인 것 같아요. 자연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요.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부라는 중요한 사실을 매일 숲에서 확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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