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대학교 교직원으로 16년간 몸을 담아왔던 유남열 씨.
퇴사 후 1~2년 정도 준비했던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장래의 두려움과 먹고 사는 걱정, 그리고 실패했다는 절망감에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지낸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문자 1통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경복대 혁신지원단의
팀장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글 민정민 | 사진 이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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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고 돌파구를 찾다
“전산 업무와 학사행정 업무를 했고, 학생들이 교직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따는 교직 관련 업무 등을 했습니다. 당시 대학교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재정 축소로 신규 직원 채용를 줄이고 직원의 업무량은 점점 많아질 때였는데요. 그러니까 저는 대학교 직원의 여유 있던 시절과 힘들어지는 시절 두 시기를 지나오며 근무를 했었던 셈이죠.”
교직원 생활이 안정적이긴 했지만 한 번쯤은 사업을 해서 장래를 더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는 유남열 씨였습니다. 그가 뛰어든 사업은 무엇이었을까요?
“1~2년 정도 준비를 하고 사업을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사업을 접게 되었습니다. 조기퇴직 후에 새로운 사업의 꿈을 꾸고 후배가 하는 희토류 팔찌 사업, 그리고 가전제품의 생산과 판매까지 했었는데요. 당시 대진침대, 라돈가스 등 다루는 제품이 발암물질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사업이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가장으로서 자괴감이 굉장히 많이 들었죠. 안 하던 흡연을 하기도 하고 우울증이 올 정도로 고통스러운 나날의 연속이었어요. 불행으로 바닥을 치게 되니 뭔가 다른 것을 시작해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취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이 시점부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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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을 향한 희망의 빛이 된 문자 한 통
그는 재취업을 결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장년 일자리 지원센터에서 사학연금 전문강사 교육에 대한 문자를 받게 됐습니다.
“이때 수강 신청해서 맺어지게 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문자 하나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어요.”
유남열 씨는 전문강사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수강했습니다.
“전문 분야를 준비해서 강의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업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만들어 회원 열다섯 명 정도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시험 강의를 하며 피드백을 통해 실력을 키웠습니다. 이후 동작 센터에서 청년 직무 멘토단 양성과정에 들어가 교육을 통해 실제적인 컨설턴트를 준비했어요.”
유남열 씨는 이때부터 길이 하나씩 열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취업 컨설턴트를 공부하다 보니 춘천에 있는 한림성심대학교에서 취업 컨설턴트로 근무할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 90Km였지만 즐겁게 가서 학생들을 위한 1:1 상담 및 취업을 위한 간단한 강의를 했죠. 그렇게 한 학기를 마치고 나니 경력에 컨설턴트 이력이 남게 됐습니다. 학생들에게 내 경험을 말해주고 자소서, 이력서, 면접 이야기를 해줄 때 진심 어린 마음으로 했는데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신경을 써주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대학교 혁신지원사업단 팀장으로 당당하게
그는 총 세 번의 도전으로 재취업 성공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것도 대학교 혁신지원사업단이라는 유망한 팀의 팀장으로 말이죠!
“지금까지 좋은 프로그램을 소개해 준 사람, 옆에서 자신감을 가지도록 격려해준 커뮤니티 회원들에게도 감사했고, 무엇보다 저를 뽑아준 경복대학교 분들에게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맛있는 커피도 많이 돌렸죠. (웃음)”
경복대학교 혁신지원사업단은 교육과 산학협력과 글로벌 등 분야를 혁신하여 국고지원금을 유용하게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는 부서입니다. 해당 부서는 기획처 소속으로 있어 힘이 실리는 부서이고 다양한 활동권과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의 20여 개 세부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 눈에 학교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포지션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사 때 가졌던 초심을 기억하며 늘 겸손하게 또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고 있어요.”
처음 경복대에 원서를 넣을 때 담당 직원으로라도 써달라고 직원급으로 지원했지만, 면접 과정에서 유남열 씨의 행정 경험과 취업 컨설턴트 상담 경험, 그리고 IT 전공과 교육학 석사학위를 인정받아 팀장으로 채용되었습니다. 53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하는 학교로 입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재취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중장년 일자리 센터에서의 교육과정과 이끌어 주는 컨설턴트의 도움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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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믿으며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도전하라. 세 번 이상은 다시 시도하라. 그리고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는 말을 말이죠.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에서 제공해주는 정보는 무척 귀중합니다. 여러 컨설턴트 분들의 격려와 독려가 힘이 됨을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권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 취업에 큰 도움을 주셨던 황영희 수석 컨설턴트님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리는 법이죠. 아직 진로의 문이 안 열렸다면 그것은 내가 문제가 아니라 아직 때가 안되었을 뿐이라는 유남열 씨의 앞날에 멋진 길이 계속해서 펼쳐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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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늘 온화한 미소와 배려심으로 동료들을 대하시는 팀장님의 모습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경험과 연륜을 내세우며 강요하지 않으시고, 겸손한 자세로 질문과 경청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한 겸손함과 성실함이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신 비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선한 영향력 끼치시며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늘 응원합니다!
- K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