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프로젝트
사람을 위하고, 예술을 위하는 사회적 기업을 이끌어갑니다 [에이컴퍼니 정지연 대표]
아트 큐레이팅 및 컨설팅을 하는 사회적 기업 '에이컴퍼니' 대표이자,
소녀처럼 예쁜 꿈을 꾸는 청년 사업가 정지연 대표.
신진 작가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꿈을 펼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그녀는 작가와 함께 꿈을 성취해 가는 기업인입니다.이름만 들어서는 꽤 생소한 이 사회적 기업의 사업을 두루 살펴보며,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알아봅니다.
[글 윤미진 사진 윤상영]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다
에이컴퍼니는 정지연 대표가 운영하는 아트 큐레이팅 및 컨설팅 기업입니다. 이화동 언덕배기에 '그림 가게, 미나리 하우스'라는 갤러리 카페를 열고 8명의 직원과 함께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있죠. 이렇게 신진작가들의 전시회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는 정지연 대표는 2011년 창업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증권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미술에 관심을 두고 전시회를 즐겨 찾았지요. 그런데 2007년부터 미술 투자 붐이 불더라고요. 여기저기서 주식 투자보다 미술 투자가 더 이익이라는 정보가 들려왔죠. 이때부터 미술시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으며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지연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한 컨설팅 회사에 입사해 미술 사업이 얼마나 유용한 가치를 지니는지 조사하는 데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호기로웠던 그녀의 이목을 끈 것은 거창한 사업 아이템보다도 신진작가들의 생활고였습니다. 몇억을 호가하는 작품의 주인공이 된 극소수의 작가들이 주목을 받는 이면에는 너무나도 많은 작가가 작품 전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던 거지요. 그녀는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의 열정과 재능 그리고 좌절된 꿈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예술가가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기에,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래서 2008년 '아티스트팬클럽'이란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죠. 당시에는 직장을 다니고 있던 터라 매달 한 명의 신진 작가를 만나 인터뷰하고 소개하는 정도로만 활동을 이어갔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더라고요. '함께 일하고 싶다.', '카페를 통해 신진작가를 후원하고 싶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접하면서 작가와 일반인이 직접 만나 소통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를 실행하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녀는 다짐을 실행하기 위해 곧장 창업을 했고, 그해 여름 작은 전시회를 개최해 첫 전시의 기쁨을 맛보았다고 합니다.
"당시 함께 전시회를 운영할 사람들을 모집했는데, 현직 큐레이터나 미술 박사 과정을 밟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왔어요. 그래서 좋은 작가와 작품, 전시에 관해 토론하고 공부하며 이상적인 전시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죠. 그렇게 기획한 것이 '브리즈 아트 페어'의 전신인 '반짝쇼'예요. 미술계에서는 낯선 풍경이었겠지만 신진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고 관람객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말 그대로 2시간 30분짜리 '반짝쇼'를 진행한 거죠. 이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에야 비로소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고,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으니까요."
신진작가들과 에이컴퍼니, 함께 성장 중
2011년 드디어 창업에 성공한 에이컴퍼니 장지연 대표는 꾸준히 사업을 펼치며 나아왔습니다. 오늘, 그녀는 어떤 모습일까요.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의 동화적 결말을 기대하셨을지도 모르지만, 장지연 대표와 신진작가들이 걸어야 할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고 합니다. "자금 운용의 어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만 했다면 거짓말이겠죠. 창업 이후 몇 년간은 적자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에이컴퍼니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기업이 아니라 신진작가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해가는 기업이라는 신념이 있었고, 적어도 10년 이상 이 가치를 지켜나가자고 다짐했기에 흔들리지 않았어요. 작품 판매 외에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매진하기도 했고요. 이를테면 작가들과 함께 아트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하고,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참여해 신진작가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경제적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작가들과 전시를 할 때는 전시계약서를 쓰고, 작품 가격을 공개해 투명하게 거래하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카드 할부제를 도입해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그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고요." 이러한 그녀의 새로운 행보는 미술업계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2011년 고용노동부 주최 전국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곧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에 선정되며 갤러리 카페 미나리 하우스를 오픈할 수 있었고, 2015년 지금 위치인 이화동으로 확대 이전할 수 있게 되었죠.
한편 에이컴퍼니는 2015년 SK그룹이 실행한 사회성과 인텐시브제(Social Progress Credit)에 선정되었기도 했는데요. 사회성과 인텐시브제란 사회적 기업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를 마련해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들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로, 에이컴퍼니의 성과를 인정받은 실질적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와 함께 '우리가게 전담예술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20명의 예술가와 서울시 소상공인을 연결하며, 그들의 가게를 보다 아름답게 꾸며 주는 한편 젊은 예술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고요. 연간 100명 이상의 작가들과 전시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매년 9월 '브리지 아트페어'를 개최하며 60명의 작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에이컴퍼니가 있어 신진작가들의 내일이 더 기대됩니다. 정지연 대표의 목표는 10년 이상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더 많은 작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해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예술이 건네는 풍요로움을 누리고 싶은 이라면 누구든 이화동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세요. 당신을 위해서, 예술을 위해서 그리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힘쓰는 에이컴퍼니 장지연 대표가 여러분을 반갑게 맞이해 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