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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자율출퇴근제로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았어요 [천안 스테코 품질관리팀 오세호 대리]

일家양득 캠페인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해 근로자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가도록 돕는 고용노동부 주관 캠페인입니다. '2016 유연근무 혁신 수기공모전' 개인 부문 최우수 당선자인 천안 스테코 품질관리팀 오세호 부녀의 이야기를 통해 근로자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일家양득 캠페인의 진면목을 살펴봅니다.
[글 윤미진 사진 장은주]

"안녕하세요, 추운데 멀리까지 찾아오느라 고생 많으셨죠? 서은아, 인사드리자!" 평일 오후, 천안 스테코 품질관리팀에서 근무하는 오세호 대리의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아이를 위한 미끄럼틀과 트램펄린 등 실내 놀이기구가 거실 가득 펼쳐져 있고, 실내에는 훈훈함이 감돌았습니다. 마침 낮잠에서 깬 4살짜리 딸 서은이가 아빠 품에 안겨 인사를 건넵니다. 독한 감기로 고생하던 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아이가 낯선 이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찡얼대던 것도 잠시, 아빠 품에 안겨 밝은 미소를 건네 안심했는데요. 한편 오세호 대리는 아이들은 아픈 후 훌쩍 자라는 게 신기하다며 "감기를 앓던 사이에 키가 또 자란 것 같아요."라며 서은이 자랑부터 늘어놓더라고요. 영락없는 딸 바보 아빠의 모습에 웃음이 났답니다. "오늘도 자율출퇴근제 덕분에 아내가 일하는 동안 서은이 곁을 지켜줄 수 있었어요. 저희는 사내 부부라서 서로의 업무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근무 일정을 조율하는데, 제조 부서에서 일하는 아내보다는 비교적 자유롭게 근무하는 제가 일정을 조정하는 편입니다."

  • 1. 서열 5순위였던 아빠, 일인자로 등극한 사연

    오세호 대리가 근무하는 반도체 기업 스테코는 2011년부 터 고용노동부 일家양득 캠페인의 일환인 유연근무제를 도 입해 임직원들의 자율출퇴근제를 장려해 왔습니다. 6시부 터 13시 사이 근로자가 원하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출근하며, 8시간 근무를 마친 후 퇴근하도록 유도해 온 것 이지요. 하지만 오세호 대리는 서은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이 제도를 활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야기를 전했 습니다. "회사 특성상 오전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은 편이라 늘 8시 정도에 출근하는 편이었어요. 전날 밤 근무 시간 동안 의 이슈나 품질 문제, 일간 보고 자료 등을 오전 내에 처리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지요. 그리고 결혼 전에는 굳 이 아침 시간을 확보하거나, 퇴근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없었기에 기본적인 출퇴근 시간을 지키는 것이 안정적이었 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시간을 유연하게 활 용하면서도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안들을 모색해나 갔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일과 가정에서의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했으니까요."

    그가 이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하는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서은이가 태어난 2013년 7월부터 1년 이 넘는 시간 동안 평일을 홀로 지내는 생활을 했던 것 때문 이죠. 아내가 육아휴직을 내고 대전 처가에서 아이를 돌보 는 동안 오세호 대리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주말마 다 처가댁을 오가며 아내와 아이를 만날 수밖에 없었거든 요. 매번 천안과 대전을 오가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 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서은이와의 친밀도였다고 하네요. 아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아이는 일주 일에 이틀밖에 만날 수 없는 아빠를 낯설어했던 거죠. 밥을 먹일 때도, 목욕을 시킬 때도 아빠보다는 엄마를, 할머니를, 할아버지를, 하다못해 삼촌을 먼저 찾는 서은이 때문에 속 이 상해 자신을 탓하며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였답니다.

  • 2. 자율출퇴근제로 우리 가족 행복 플러스!

    "육아휴직기를 마친 후 아내가 복직하며 적응기를 가졌고, 떨어져 지낸 지 1년 반 후에야 다시 서은이를 보금자리로 데려올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제가 얼마나 서은이를 사랑 하고 아끼는지 알려주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죠. 직장에 서는 더욱 계획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 고, 업무 시간 외에는 의도적으로 서은이와 둘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아빠가 기저귀를 갈아주는 손길도, 씻겨주는 것도 거부하는 딸에게 섭섭하기도 했지만 마트에도 데려가고, 틈 틈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나가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공유했다는 오세호 대리. 서은이도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알 았는지 이제는 엄마보다도 아빠를 더 찾는다고 합니다. 출 근하는 엄마를 보아도 아빠와 함께라면 더 이상 울며 보채 지 않는 서은이가 고맙기만 하다는데요. 그의 삶에는 말로 표현할 길 없는 행복과 보람이 더해져 갑니다.

    무엇보다 아빠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서은이가 다가와 "아 빠 좋아, 아빠 사랑해."라고 속삭일 때라고 합니다. 아이와의 관계가 회복되니, 일터에서도 즐거운 마음과 컨디션이 이어 져 긍정적인 효과가 배가 되었답니다. 그는 자율출퇴근제가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일상에 감사하며, 앞으로 더 많 은 동료가 자율출퇴근제를 활용하고, 서로 도우며, 일家양득 에 힘쓰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2017년 오세호 대리가 세운 개인적인 목표는 서은이의 머 리를 예쁘게 땋아주는 것이라는 데요. 예쁜 아이 서은이가 두 부부의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갈 모습이 자못 기대됩 니다. 앞으로도 멋진 아빠, 멋진 직장인의 모습을 이어갈 오 세호 대리님 늘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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