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즐겨온 굴

철기 시대 초기의 경남 김해 조개무지에서 살조개, 새고막, 가막조개, 전복, 무명조개, 홍합, 굴조개, 다슬기, 우렁이 등 30여 가지의 조개껍데기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굴을 식용해 왔다.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예전에 남양만에서 굴이 많이 났음을 알 수 있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1세기부터 나폴리에서 굴 양식을 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나폴레옹이나 비스마르크 역시 굴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굴은 세계 곳곳에서 많이 나는데 종류가 80여 종에 이른다. 먹는 방법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신선한 굴을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즐기는 식문화가 발달한 곳이 많다. 우리나라는 굴을 초간장이나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고 유럽에서는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중국은 볶거나 끓여 먹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과 무기질의 보고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는 말이 있듯 영양적으로 완전식품에 가깝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에 라이신과 히스티딘이 많아 곡류에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고, 당질은 글리코겐 형태로 많이 들어 있어 소화 흡수가 잘 되므로 회복기 환자나 노인, 아이들에게 두루 좋다.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데 철분, 아연, 칼슘, 인 등이 고루 들어 있어 빈혈 치료에도 아주좋다. 또 타우린, 셀라늄, EPA가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성인병 예방에 좋다.

맛있고 싱싱한 굴 고르는 법

싱싱한 굴은 살이 오돌오돌하고 통통하며 유백색이고 광택이 난다. 살짝 눌러 보았을 때 탄력이 있고 살 가장자리에 검은 테가 또렷이나 있는 것이 깐 지 얼마 안 된 것이다. 전체가 불은 것처럼 희끄무레하고 살이 퍼진 것은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천연 굴은 알이 작지만 맛있는데, 최근에는 양식 굴이 많다. 비닐봉지나 통에 바닷물과 함께 포장하여 파는 것은 대개 양식 굴이다. 위생적으로 처리되어 있지만 굴은 껍질을 까는 순간 선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깐 굴을 먹으려면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굴을 익히지 않고 먹으려면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맛있다. 굴은 맹물에 박박 문질러서 씻으면 수용성 영양분과 단맛이 빠져 나가므로 소쿠리나 망에 굴을 담아 소금물에 살살 휘저어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