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희망일터
서울 강남 소재의 인적 네트워크 교류 관련 협회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최광태 님은 이곳으로 취업 전 IT 분야 전문가였습니다.
고학력·대기업에서의 경력이 오히려 취업 장벽이 된, 소위 오버스펙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자신만의 자산으로 활용해 다시금 새로운 인생
3모작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글 한경희 / 사진 스튜디오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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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학 전공한 IT 전문가
최광태 님이 근무하는 곳은 80여 명의 전문 멘토 인력을 가지고 정부, 공공기관, 대학 등의 창업지원 기관에 실전 멘토링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곳으로 그는 회원 관리와 사업기획, 재정관리, 각종 회의 소집과 홍보 등의 협회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보통 이메일이나 톡, 밴드 등 SNS를 통해 긴급 업무를 체크하고 회의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회원들과 임원진 근황, 활동상황, 협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죠. 오후에는 외부 기관과의 미팅 자료도 준비해놓고, 홍보활동도 기획하고요.”
이제는 하루의 일과를 능숙하게 훑어내지만 그가 이전의 하던 일은 전혀 다른 분야였기에 많은 부분에서 새로 배우는 자세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로봇공학을 전공했어요. 미국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91년에 LG전자 중앙연구소 연구원으로 출발해 1996년 LG반도체로 이동하여 마지막 퇴사 전까지 27년을 반도체회사에서 현장지원 기술자(Field Application Engineer), 반도체제조기업 운영관리자(Foundry Operation Manager) 등으로 일했습니다. 사뭇 다른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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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막연히 흘러간 시간과 커가는 불안감
많은 중장년 퇴직자들이 그러하듯 최광태 님 역시 갑작스런 퇴직을 맞게 되었습니다. 2017년 6월말, 회사가 경영악화를 겪으며 다니던 회사를 나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워크넷 등 다양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이력서도 올리고, 기다렸는데 기대한 회신이 쉽게 오지 않더군요. 설령 연락이 와도 직원 몇 명을 가진 영세한 개인사업자 위주였습니다. 나이와 나름의 고스펙이 저에게는 재취업의 걸림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공백기가 이어졌습니다. 초반에는 자신을 위해 힐링의 시간을 갖고자 한 달간 스페인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지인 방문 등으로 시간을 보내며 재취업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재정적 지원이 아직 많이 필요한 아이들을 둔 가장으로서 경제활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화목해야할 가정 분위기도 점점 나빠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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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육 과정을 통해 얻는 자신만의 길
마음은 불안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닥치는 대로 재취업 교육과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진행하는 재무, 자산, 건강, 인생 2막 설계교육 강좌부터 글쓰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좌 등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가 담긴 책 (공짜로 즐기는 디지털 라이프)과 유튜브 채널(지하철로 여행가봐)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는 창직 2기 3개월 과정을 거치며 직접 ‘잡스디지털스쿨’을 열었습니다.
“창직을 통한 저만의 학교를 개설했어요. 스티브 잡스의 정신을 계승한 모바일기술로 멋진 디지털 라이프를 구현해 타인의 행복한 삶을 도와주는 디지털 라이프 코칭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된 거죠. 명함도 만들고, 홈페이지도 구축하였습니다.”
한국무역협회 중장년희망일자리센터에서 일주일간 역량강화 강좌를 들으며 맺어진 인맥과는 밴드를 만들어 현재까지도 교류하며 방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용인고용센터의 경기도 일자리 재취업 강좌에도 일주일간 참여하였습니다.
최광태 님은 이러한 교육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협회 사무국에서 일한 지금의 경험을 살려 45세에서 65세 사이 쏟아져 나오는 퇴직 인력의 재취업 활동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다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7년째 자신의 블로그에 꾸준히 쓰고 있는 500자 칼럼도 모두 훌륭한 자신만의 콘텐츠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지난 50년은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이었다면, 나머지 30년은 내가 주인공인 삶,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영원한 청춘을 모토로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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