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중동은 생소한 나라입니다. 한때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두바이 여행이 붐을 타기도 했으나 취업에 있어서는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과 같은 나라보다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중동의 땅에서 자신의 꿈을 찾은 청년도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강예리 씨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죠.
[글 노혜진 사진 윤상영]
아랍어 전공 학생의 진로 찾기
강예리 씨는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했습니다. 외국어 중에서도 아랍어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요, 바로 아버지의 지인분의 영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친구분 중에 이집트 분과 결혼하신 경우가 있었어요. 그분의 영향을 받아서 중동쪽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고등학교 때 아랍어를 배울 기회가 생겼죠." 자연스럽게 아랍어를 익히게 된 강예리 씨는 대학교 재학 도중 요르단 유학길에 오르기도 합니다. 한 번 그렇게 중동의 문화를 생생하게 경험하고 나니 더욱 관심이 생겼다고 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4학년 2학기로 복학을 해야 했어요. 그때까지도 진로를 뚜렷하게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업게시판을 많이 살펴봤죠. 그러다가 코트라에서 실시하는 글로벌청년사업을 알게 됐어요." 강예리 씨는 어쩌면 이 해외취업지원 사업이 자신의 길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바로 신청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전 교육으로 닿게 된 취업과의 인연
강예리 씨는 두바이로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두바이는 아랍에 있지만 외국인이 더 많이 거주하고 있고 전통과 첨단이 혼재되어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였기에 매력을 느꼈다고 해요. "글로벌청년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본격적으로 3개월의 인턴 기간을 거쳐요. 이 시기에 사전 교육을 받게 되는데요, 그때 의료계, 법조계, 승무원, 호텔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의 초청 강의를 들을 수 있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사전 교육에서는 두바이에서 익혀야 할 현지 법률과 현지 취업 시장에 대한 강의도 진행되었다고 해요. 또한 두바이 현지 창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지 사업 구상 모임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곳에 참석하여 창업 아이디어를 모으고 창업 시도를 해 보는 동안 두바이의 문화에 더욱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매너 수업도 진행했어요. 저희와 문화가 다르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으로 인해 무례를 범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아랍의 바이어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든가 말 같은 것을 배웠죠." 인턴 기간 동안 진행된 사전 교육에서 현지 시장 조사 임무를 맡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아이템은 바로 주사기였습니다. 현지에서 촉망 받는 사업 아이템으로 기대하는 물품이었지만 알아보기는 쉽지 않았다고 해요.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는 한계가 있었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는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강예리 씨는 뜻밖의 취업 인연을 만나게 되어 두바이 현지 기업 취업에 성공하게 됩니다.
열정의 땅 두바이에서 시작한 회사 생활
"저는 현지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했어요. 입찰 견적서를 작성하고, 가격을 정하고, 수주 후에 연락해서 스케줄을 조정하고 납품 일자까지 조정하는, 기획부터 관리까지 총괄하는 일이었죠." 두바이 현지의 제조업체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강예리 씨는 처음으로 해 보는 일에 열심히 매진했다고 합니다. 비싼 물가와 익숙하지 않은 날씨에 고생하기도 했지만 일은 보람이 있었다고 해요. "다행히 글로벌청년사업 프로그램으로 지원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월급도 풍족하지는 않지만 현지에서 살기에는 어렵지 않을 정도로 받았거든요." 강예리 씨는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묻는 질문에 '의사소통을 잘해서 정말 날카로웠던 분위기가 부드럽게 넘어간 적이 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여자이다 보니 레이디 퍼스트 분위기가 있는 곳이라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간 것 같다며 겸손의 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두바이에 사는 사람 중의 90%가 외국인이고, 10%만 현지인이에요. 그래서 현지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거의 대부분이 영어였어요. 아랍어를 많이 쓰지는 않았고 공문서 번역, 바이어 상대를 할 때 주로 썼죠." 강예리 씨는 두바이의 특징을 '느리게 가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비자, 운전면허 등을 취득하는데도 한 달 이상이 걸릴 정도로 사람들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다만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라마단 기간 같은 경우가 걸리면 일처리가 한없이 더뎌져서 어렵기도 했다고 해요. "두바이가 지도상으로는 중간에 있는 나라이다 보니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주변의 중동 국가는 물론 유럽, 조지아 같은 곳도 시간 날 때마다 다녀왔어요." 강예리 씨는 중동의 매력을 '나라의 색깔'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정제되지 않는 특유의 분위기가 사람을 매료시키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희 회사 사람들도 좋았어요. 사실 아랍에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남자 직원을 원했는데, 아랍어를 전공한 사람이 없어서 저를 뽑은 것 같았어요. 그 때문에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어요. 다행히 회사 분들도 좋아서 근무가 끝나고 난 후에는 같이 술도 마시고 하면서 친해졌죠." 1년 6개월의 시간을 두바이에서 보낸 강예리 씨에게 뜻밖의 길이 보인 건 전시회 때문이었습니다. 두바이에서 열리는 기업 초청 행사인 전시에서 강예리 씨도 행사 진행 요원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서 있는 건 힘들었지만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활기가 생겼다고 해요. "해외영업 일이 재미없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시회에서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행복했던 것을 생각하니 제 적성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자신의 적성과 앞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강예리 씨는 결국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회사를 사직한 후 한국으로 귀국합니다.
다시 뛰어오를 그날까지
강예리 씨는 현재 새로운 직업인 서비스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해요. "한국에 돌아와서 F&B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현재는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뉴질랜드에서 호텔이나 카페에 취업하는 게 꿈이에요." 강예리 씨는 두바이에 머물던 시절 하얏트 호텔에서 일하는 분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예약 부서에서 시작하여 이벤트 부서로 옮긴 케이스를 보고는 자신도 호텔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뉴질랜드를 워킹홀리데이로 다녀올 생각이에요. 비자도 있으니 취업까지 연계가 되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강예리 씨는 지금까지 다양한 나라를 다니며 만난 사람들이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해요. 그래서 자신도 누군가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했어요.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저도 낯선 땅에 나가서 일하는 게 두려웠지만 막상 해 보니까 어렵지 않았어요. 두려움에 갇히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열심히 일에 매진하고 있는 강예리 씨. 앞으로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갈 그녀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