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만능
세상이 각박해지니 뉴스에서 험한 이야기들이 연일 보도됩니다. 길을 가다가 이유 없이 얻어 맞기도 하고, 사람들이 마시는 식수에 장난을 치기도 하죠. 대기오염은 또 어떤가요, 미세 먼지 수치와 몸에 나쁜 성분들은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의 건강도 위협합니다. 이럴 때 조그마하게 안심이 될 수 있는 도구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위급할 때 알림 메시지를 보내 주는 알림벨, 물탱크에 불법 침입자가 발생하면 알려 주는 시스템,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공기 중의 유해성분 측정까지. 이 모든 도구를 개발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8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동우엔지니어링의 전광규 대표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동우엔지니어링은 2000년 2월 설립된 회사입니다. '환경을 위한 새로운 기술로 더 밝은 미래를 개척하는 기업'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으며 창업 후 식수, 식품, 토양 분석 업무를 시작으로 전기공 사업으로 확대했으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후 IT 응용 기술을 접목한 제품 개발을 시도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현재는 마을 상수도 실시간 통합관리시스템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환경 분야에 IT를 접목시켜 Green IT를 목표로 실내, 실외 공기질 측정장치 등 창업 이래 꾸준한 연구개발로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과 사용편리성을 강조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 Q
- 먼저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현재의 주 사업인 IT 융합기술은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 A
- 저는 어릴 때부터 기술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집안 환경 때문에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긴 했지만 저만의 기술을 갖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을 해서 기계과 선반 기술을 배웠지요. 당시는 과학자보다는 기술자가 우대를 받는 시절이었는데, 제대 후에 환경산업분야가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조언을 듣게 됐어요. 해당 분야를 공부하던 중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공채 소식을 듣고 환경 분야와 IT를 접목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연구원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1988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원으로 입사해서 부품소재연구소의 반도체 공정운영팀에서 반도체 실험실 시설 및 장비 운영관리 업무를 수행했어요. 그렇게 13년을 성실하게 일을 하다가 지난 2000년 ㈜동우엔지니어링을 설립하게 됐죠.
- Q
- ㈜동우엔지니어링은 설립 초창기에는 지금과는 다른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A
- 초기에는 환경 분야 분석 사업부터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국내 최초로 민간 부문 '먹는물(식수) 국가검사기관'으로 지정됐죠. 대학교 실습 장비를 활용해 수질 분석업무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이 일을 하는 사업체가 거의 없어서 우리 회사가 이 분야를 선도할 수 있었죠. 사업은 점차 잘 되어서 식품과 토양 분야 분석까지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반도체 설비 운영관리 업무도 위탁 받아서 전기공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었죠.
- Q
- 사업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 A
- 일은 순조롭게 진행이 됐는데, 환경 분야 분석 사업에 경쟁업체들이 늘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많은 사업체들이 늘어났는데 일의 파이(pie)는 그대로이니 나눠먹기식 경쟁이 되었죠. 이런 점도 힘든데 문제가 터졌어요. 매년 2만 건 이상 분석을 해 오면서 검사 합격률 100%를 보였는데, 한 번은 저희가 검사했던 4만 건 중 3건에서 잘못된 분석이 나왔다는 거예요. 억울했죠. 4만 건 중 3건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 범위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3건으로 인해서 조사를 받고 변호사까지 선임해야 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기공사업에서는 자꾸 대금 수령에 차질이 생기면서 버티기가 힘들어졌죠. 결국 5년 전인 2012년부터 사업을 접고 제품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Q
- ㈜동우엔지니어링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하면 마을상수도 소규모 수도시설 보안·통합관리시스템인데요, 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A
- 저는 먹는물 수질 검사를 계속 진행했으니 물탱크와 수질관리에 좀 더 확실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지역은 물탱크 검사를 1년에 딱 4번만 진행을 해요. 그 사이에 수질에 문제가 생겨도 모르는 거죠. 그래서 2004년쯤에 '물검사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서 판매를 해 봤는데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대로 사장되었어요. 그러다 물탱크에 독극물을 살포하는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난 후 예전의 시스템을 점검해서 새롭게 만든 것이 '마을상수도 소규모 수도시설 보안·통합관리시스템'입니다. 누군가 물탱크가 있는 곳에 불법적으로 침입을 하거나 물탱크 뚜껑을 무단으로 열면 마을 회관에 비상 자동 통보가 되는 것인데요, 경고 방송과 휴대폰 음성 통보가 함께 됩니다. 현재 물탱크가 설치되어 있는 시골 마을 500곳에 설치를 완료했어요. 안전이 문제가 되는 사회이니만큼 점차 '마을상수도 소규모 수도시설 보안·통합관리시스템'을 이용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 Q
- ㈜동우엔지니어링의 또 다른 대표 사업인 콜드체인 시스템이란 어떤 것인가요?
- A
- '콜드체인 시스템'이란 냉장이나 냉동 상품을 운송하는 시스템인데요, 처음에는 온도에 민감한 혈액 때문에 개발을 하게 됐어요. 환자의 혈액, 분비물, 조직 등의 온도와 진동을 기록하여 차량 이동경로를 실시간 확인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거죠. 특히 혈액의 경우에는 수거행낭이 분실되기도 하고 온도 검사를 사람 손으로 일일이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요, 저희 '혈액운송 시스템'은 단말기를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상태를 알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올해부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아요. 콜드체인은 혈액운송 시스템에서 조금 더 나아가 냉동 및 냉장 식품을 운송할 때 쓸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냉동 냉장 차량에 단말기를 부착하면 차량 실내 온도와 운송경로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는 시스템이죠. 현재 400여 대가 설치되어 운영 중인데요, 이 역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Q
- 도제학교를 운영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 A
- 현재 충남의 고등학교 2개와 협약을 맺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인을 양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학생들이 꼭 이쪽으로 진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직업을 고민할 수 있는 동기부여는 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해요. 저는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만 잡고 조금씩 단계를 밟아 나간다면 분명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Q
- 대표님이 원하는 가장 큰 꿈은 무엇인가요?
- A
- 현재 위급상황에서 벨을 누르면 등록된 지인에게 상황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 주며 전화를 걸어주거나 귀중품과 떨어졌을 경우 알려 주는 '안심벨'과 미세 먼지, TVOC, CO2, 온도, 습도를 측정해 주는 '우리집 실내공기 지키미'도 상품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사실 저희는 R&D를 시작한 지 4~5년 정도밖에 안 된 신생 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틈새시장 개척에 성공한다면 처음부터 저와 함께 한 직원들에게 아파트를 한 채씩 사 주고 싶다는 꿈도 꾸고 있습니다.
이 달의 기능한국인
숙련기술 관련 직종에서 10년 이상 종사하면서 사회적 성과를 거둔 우수기능인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