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희망일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들어간 직장에서 31년을 몸담았는데 덜컥 정년을 맞이하게 되자 임선재 씨는 막막한 마음이었습니다.
일을 놓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면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또 너무 늦은 나이, 자신이 딱 그 지점이라는 생각에 말이지요.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는 지금 새로운 직장에서 1년째 근속하며 하루하루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습니다.
글 한경희 / 사진 스튜디오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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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어느덧 1년
면접에 합격하여 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말에 얼떨결에 근무를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2017년 12월 퇴직 후 새로운 직장에서 인생3모작을 만들어가는 임선재 씨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새롭게 터를 잡은 이곳은 서울 소재 모 대학의 기계실, 건물의 냉난방을 책임지는 공조시설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사계절을 겪어오며 몸으로 부딪히고 익혀 현장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모든 게 낯설었어요. 업무 지시가 내려와도 몇 호 공조기가 어디 있는지, 어떤 공조기가 건물 몇 층의 냉난방을 담당하는지 모르니 더디고 서툴 수밖에요. 하지만 이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지내고나니 계절별 관리요령 등 이제 좀 감이 옵니다. 모든 일은 현장에서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배워가고 있는 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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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고민이 많았던 그 때
새로운 직장에서 한 해를 지내오며 이제는 조금 안정되었지만 이곳에 취업하기 전 임선재 씨도 ‘퇴직 후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선배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여러 지인을 만나 퇴직 후 취업에 대한 현실적인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공조냉동 과정을 배워 기계실에 취업하는 것. 전과 달리 자동화된 공조냉동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업무이다 보니 은퇴 후에도 무리 없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7년 12월 퇴직을 맞고 한 달 정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임선재 씨는 퇴직 전 생각해둔 교육과정에 지원했습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학과 공조냉동직종 신중년 특화과정, 그가 눈여겨 봐둔 프로그램입니다. 26명 모집에 48명이 지원하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면접에서 꽤 까다로운 질문도 나왔지만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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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다는 함께여서 힘이 됐던 시간들
신중년 특화과정에 모인 26명의 동기 모두 나이도 있고 각기 다른 분야에 있던 사람들이었지만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4개월 여의 과정 중에는 노사발전재단 서울중장년일자리센터에서 재취업자들의 마음자세에 대한 특강에서부터 이력서 작성요령과 면접 테스트를 진행해 32년 만에 다시 하는 취업 준비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수업 중에는 용접이며, 파이프 자르는 일 등을 모두 처음 해보는 터라 서툴고 어려웠지만 동기들은 서로에게 조언하고, 응원하고, 경쟁도 하며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자격증 준비를 위해 밤낮 없이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에너지관리기능사와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했는데 지도교수는 두 가지를 함께 준비하기는 힘드니 한 개씩 도전하라는 걸 모두들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어요. 모든 일은 함께할 사람들이 있을 때 더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찾아보세요. 큰 힘이 됩니다.” -